은해사 영산전
영산전(靈山殿)은 거조암의 본전(本殿)이다. 건물 해체 수리시 발견된 묵서(墨書)명에 의하면, 1375년 고려 우왕(禑王) 원년(元年)에 건립하였고, 여러 차례 중수되었다 한다. 이 건물은 장대석과 잡석으로 축조한 높은 기단 위에 약한 배흘림이 있는 둥근 기둥을 세웠다. 평면은 정면 7칸, 측면 3칸에 주심포계의 홑처마 맞배 지붕 건물이다. 1962년에 국보 제14호로 지정되었다.
거조암(居祖庵)은 고려 시대 보조 국사 지눌(知訥)이 정혜(定慧) 결사(結社)를 맺은 유서 깊은 사찰이었다. 지눌의 정혜 결사가 1200년 조계산 송광사로 옮겨가기 전까지는 거조암이 중심 도량이었다. 한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이 암자를 거조사(居祖寺)라 한 것으로 보아 오랫동안 거조사란 이름으로 남아 있다가 은해사의 사세가 커지면서 은해사의 산내 암자가 된 듯하다. 경내에는 영산전(靈山殿), 3층 석탑, 요사채 그리고 건물의 뒷면에는 산신각이 위치한 조그마한 암자이다.
후불탱화
영산전(靈山殿) 후불 탱화는 석가모니불과 보살및 제자, 사천왕이 등장하는 석가 후불화이다. 본존불은 얼굴, 두 손, 두 발을 제외하고는 선으로 표현하였다. 안정된 결가부좌 자세, 건장한 신체의 표현 등에서 볼 때 전반적으로 능숙한 필치를 보이는 우수한 후불 탱화이다. 1786년 작품이다.
오백 나한상1
거조암(居祖庵) 영산전(靈山殿)에는 526구의 석조(石造) 나한상(羅漢像)이 봉안되어 있다. 나한 조각은 주로 응진전(應眞殿)이나 나한전(羅漢殿)에 봉안되는데, 단독 보다는 10대 제자나 16나한, 500나한같이 군상(群像)으로 조성·봉안되어 왔다. 이곳 나한상도 500나한과 함께 10대 제자, 16나한까지 합쳐 함께 조성·봉안한 것으로 보인다.
오백 나한상2
한 돌에 신체 외형만을 간략하게 표현한 이 나한상들은 불교 도상(圖像)에 의존해서 만들어지는 다른 조각상과 달리 매우 자유스러운 자세를 보이며 표정도 각양 각색이며 표현도 해학적이어서 인간적인 정취를 자아내는 불교 예술의 독특한 장르라 할 수 있다.
오백 나한상3
하얀 수염에 인자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이 나한의 모습은 어쩐지 산신각에 모시고 있는 산신의 모습처럼 보인다. 고양이 크기로 축소된 호랑이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미있다.
오백 나한상4
이 나한상들은 나한 신앙이 크게 유행하던 고려 시대 말이나 조선 시대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눈과 입가에 터질 듯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표정이 무척이나 유쾌하다.
오백 나한상5
근엄한 불전 안에 박장대소를 하며 이마를 치는 듯한 모습의 나한상이 앉아 있다. 사고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요즘 시대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즐거운 장면이다.
오백 나한상6
눈을 지그시 감고, 여전히 즐거운 표정을 잃지 않으며 명상에 빠져 있는 나한의 모습. 깨달음이란 멀리 어려운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