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학

08 동인문학상 수상자, 조경란-풍선을 샀어

걍~태수 2008. 9. 29. 12:31

조경란씨는 아침에 일어나 헐은

빵을 뜯어 먹으며 삶의 쓸쓸함을

간신히 견디는 게 현대인의 실존적

조건임을 예리하게 꿰뚫어 본 작가

이다.

 산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가는 나날의

행보이고 사랑은 결국 이별만을 남기고

신은 그저 희미해져 가기만 한다.

그러나 사람은 죽으려고 사는 게 아니고

헤어지려고 만나는 게 아니다.

죽을 줄 알면서도 살기 위헤 사는 것이고

헤어질 때가 참된 만남의 완성이 되도록

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다.

 <풍선을 샀어>는 그렇게 생의 부스러기들을

모아 진심의 침으로 붙이고 정열의 숨을 불어

넣어 형형색색의 행복의 풍선들을 띄우는 현대

인의 은밀한 연금술에 대한 찬탄어린 발견들의

기록이다. 이 소설집은 씹을 때마다 다른 맛의

경단들을 혀안에서 만들어 내는 식음의 메뉴얼이자

현장이기도 하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